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하다는 말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보셨을 것 입니다.
하지만 이 자기주도학습이 왜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이해하신 분들은 많지 않으신 것 같네요.
우선 자기주도학습은 교육학에서의 "구성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구성주의(構成主義 , constructivism)란,
한 사람이 사물에서 얻는 지식은 그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이전의 지식에 의존하여 습득하며,
지식은 외부에서 가산적 과정(단순한 주입식 과정)을 통해 쌓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구조화 과정"을 통해 새롭게 창조하여 쌓인다는 이론입니다.
말이 어렵죠? 위에 사전적인 정의는 잊으셔도 됩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시면, 아이들은 새로운 지식을 쌓을 때
그냥 새로운 그 지식 자체를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 또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쌓는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구조화 과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무리 아이한테 주입식으로 마구마구 머리속에 집어 넣으려고 해도
아이 스스로의 "구조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지식화가 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이는 실생활에서도 많이 느끼실 수 있습니다. 어른들도 공부할 때, 그냥 눈으로 읽을 때보다
노트에 정리를 해가면서 공부할 때 훨씬 지식 습득이 잘 되고, (왜냐? 노트에 정리하면서 나만의 "구조화 과정"을 거치게 되므로..)
또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형광펜으로 밑줄치면서 공부할 때 잘 되는 사례들이 다 이러한 구성주의와 일맥상통합니다.
자기주도학습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아이 스스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다보면 당연히 구조화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지식들은 쉽게 증발되지만, 아이 스스로 낑낑대면서 공부한 지식들은 그리 쉽게 증발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학 문제 하나를 풀더라도, 아이 스스로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드실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게 해야 한다면, 선생님의 존재는 불필요한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서 교육학자들은 교사의 역할을 여러가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저 방식으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사 또는 부모의 역할은 아래와 같습니다.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이 사고를 반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저는 위에서 언급한 "반추"라는 표현을 무척 좋아합니다. 반추란, 사전적으로는 소가 음식물을 삼킨 후 다시 게워내어 다시 씹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소는 사람과 달리 위가 4개라서 한 번 섭취한 음식을 여러번 게워내서 다시 씹는답니다. 그래서 반추라는 표현은 이렇게도 사용됩니다.
"반추=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즉 교사는 아이들에게 어떤 지식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아이들에게 전달한 지식을 여러번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교사나 부모의 도움없이는 아이들이 지식 습득을 하기란 어렵습니다.
따라서 교사나 학부모는 아이에게 필요한 지식들을 제공하되, 아이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우리 나라 현실은 안타깝게도 아직 그런 단계까지는 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왜냐? 학교든 학원이든 정해진 진도를 끝내줘야
학부모들에게 불만이 안생기기 때문이죠. 아마 구성주의 방식으로 수업을 했다가는,
'대체 이 선생님은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다'
'다른 아이들은 뭘 배운다던데, 여긴 언제 진도를 나갈 것이냐'
등의 항의 아닌 항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니까요. 그리고 단체 수업 특성상 구성주의를 적용한 수업을 진행하기엔 무리도 있구요.
그럼 방법이 없느냐?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나 학원, 유치원 등에서 배운 지식들을 바탕으로 가정에서 자기주도학습을 시켜보자!'
즉, 학교나 학원, 유치원 등에서 배운 내용들을 집에서 아이들에게 여러 방법으로 자기주도학습을 시키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1부터 9까지의 수를 배워왔다면, 가정에서 1부터 9까지의 수와 관련된 책이나 문제집을
아이에게 자기주도학습을 시키실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아직 유치원이나 학교, 학원 등에 다닐 나이가 아니라면 자기주도학습의 효과는 더 큽니다.
사실 8세 미만의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들은 교사의 없이도 충분히 자기주도학습으로 공부할 수 있는 내용들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3~5세의 자녀분을 두신 학부모님들 중에 youtube 동영상을 활용하여 아이들을 교육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교사가 없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현상입니다.
저희 시멘토 프린트학습지만 해도 초등과정 미만의 내용들은 거의 대부분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컨텐츠들입니다.
예를 들어, 미로찾기를 예로 들면, 저희는 컨텐츠를 항상 단계식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아이가 순차적으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할테니까요.
그후에는 단계가 올라갈수록 점차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갈림길'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아! 내가 아까 이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갔으니 이번에는 왼쪽으로 가볼까?'
이런 식의 자신도 모르게 경우의 수를 고민하고, 그 방법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지요.
아까 제가 "구성주의"의 정의를 이렇게 내렸었죠?
"아이들은 새로운 지식을 쌓을 때 그냥 새로운 그 지식 자체를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 또는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쌓는다"
이 미로찾기의 경험이 앞으로의 우리 아이들의 "기존의 지식 및 경험"이 되어준답니다.
1단계에서의 경험이 2단계에서의 기존의 지식 및 경험이 되어줄 것이고, 2단계는 3단계의 경험이 되어줄 것이고..
이런 식으로 경험이 쌓이면, 초6과정에서 배우는 "경우의 수와 확률"까지 영향을 줄 것 입니다.
추가적으로 몇 가지 자기주도학습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을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1. 학습의 효과를 촉진하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말을 많이 하게 하십시요. 말은 머리속에서 자신만의 구조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2.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아이에게 자신이 이해한 것을 설명하도록 하십시요. 남에게 가르쳤던 내용은 잘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3. 아이가 배운 내용들을 실생활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요.
4. 아이가 배운 내용들은 사람들(친구, 부모, 형제 등)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십시요.
사회적 상호작용도 자기주도학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 교육에 위에서 제가 말씀드린 자기주도학습을 생각하시면, 달라진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많은 도움이 되셨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